건강 & 의료

의학 연구에도 보이지 않는 벽이 있다? 한국 연구자들이 겪는 현실

bempedoic 2025. 3. 10. 00:01

의료 연구에서의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DEI) 문제와 한국의 현실

"의학 연구는 과학적이고 공정할 텐데, 차별이 있을까?"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의학 연구의 출판 과정에서도 차별과 불평등이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특히 한국과 같은 비서구권 국가의 연구자들은 국제 의학 저널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최근 발표된 "의료 종양학 저널의 DEI 노력에 대한 리뷰(A Review of Diversity, Equity, and Inclusion (DEI) Efforts by Medical Oncology Journals)" 논문을 기반으로, 현재 의학 저널이 DEI를 얼마나 잘 반영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한국 연구자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분석해보겠습니다.

 

연구의 배경: 왜 이 연구를 했을까?

최근 몇 년간 다양성(Diversity), 형평성(Equity), 포용성(Inclusion, DEI)에 대한 논의가 의료계에서도 활발해졌습니다.

특히 의료 연구에서 인종, 성별, 국가에 따른 불평등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 서구 국가 중심의 연구가 우선적으로 출판되고,

✔ 비서구권 국가에서 수행된 연구는 낮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크며,

✔ 연구자의 성별이나 소속 국가에 따라 출판 과정에서 차별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의학 연구의 중심지인 국제 의학 저널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요?

그리고 한국 연구자들은 이러한 환경에서 어떤 영향을 받고 있을까요?

 

이번 연구에서는 **39개의 영향력 있는 의학 종양학 저널(oncology journals)**을 분석하여, 그들이 DEI를 얼마나 잘 반영하고 있는지 조사했습니다​.

의학 연구에도 보이지 않는 벽이 있다? 한국 연구자들이 겪는 현실

 

연구 방법: 어떻게 조사했을까?

연구팀은 SCImago Journal Rank (SJR)를 이용해 가장 영향력이 높은 39개 저널을 선정했습니다.

그 후, 각 저널의 공식 웹사이트에서 다음과 같은 기준을 확인했습니다.

 

  • DEI 관련 성명서가 있는가?
  • DEI를 다루는 전담 편집자가 있는가?
  • DEI 관련 특별 코너가 운영되고 있는가?
  • DEI 관련 정책이 명확하게 정리되어 있는가?
  • DEI 관련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는가?

이러한 기준을 통해 현재 의학 저널의 DEI 실천 수준을 평가했습니다.

 

연구 결과: 충격적인 현실

조사 결과, 많은 의학 저널이 여전히 DEI를 체계적으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습니다.

  • DEI 관련 성명서를 발표한 저널: 39개 중 15개(38.5%)
  • 전담 DEI 편집자가 있는 저널: 단 1개(2.5%)
  • DEI 관련 특별 코너가 있는 저널: 3개(8%)
  • 공식적인 DEI 정책을 명시한 저널: 8개(20%)
  • DEI 관련 데이터를 공개한 저널: 8개(20%)

즉, 대다수의 저널이 DEI를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거나,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하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특히, DEI를 다루는 전담 편집자가 있는 저널이 단 2.5%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이는 연구 논문을 출판할 때 다양성과 형평성을 고려할 전문가가 거의 없다는 뜻입니다.

 

한국 연구자들은 국제 저널에서 불리할까?

한국을 포함한 비영어권 국가 연구자들은 국제 저널 출판 과정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1. 영어 논문 출판의 어려움

한국 연구자들은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기 때문에 논문의 표현력에서 불리할 수 있습니다.

연구의 질이 높더라도 문법이나 표현 문제로 낮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많은 연구자들이 논문 출판을 위해 비싼 영어 교정 서비스를 이용해야 합니다.

 

2. 서구 중심의 연구 패러다임

영향력 있는 의학 저널의 대부분은 미국, 유럽 기반입니다.

따라서 서구권 환자 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연구가 더 주목받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국이나 아시아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연구는 덜 중요하게 여겨질 가능성이 큽니다​.

✔ 사례:

"한국인의 고혈압 유전자 연구"는 글로벌 독자가 적다고 평가받아 출판이 어렵지만, "유럽인의 심혈관 질환 연구"는 국제적 가치가 크다고 간주되어 더 쉽게 출판될 수 있습니다.

 

3. 논문 심사 과정에서의 보이지 않는 차별

논문 심사는 익명(peer-review) 방식으로 진행되지만, 심사자가 저자의 소속 기관이나 국가 정보를 인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일부 편견을 가진 심사자가 "비서구권 연구는 신뢰도가 낮다"라고 판단할 위험도 있습니다​.

✔ 사례: 한국 연구진이 수행한 '아시아인의 암 치료 반응' 연구는 국제 저널에서 덜 주목받지만, 미국 연구진이 수행한 유사한 연구는 더 높은 관심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해결책: 한국 연구자들이 할 수 있는 일

  • 영어 논문의 질을 높이는 전략적 지원 필요

국가 차원에서 연구자들에게 전문적인 영어 교정 지원을 제공할 필요가 있습니다.

논문의 가독성이 높아지면, 저널 채택률도 증가할 가능성이 큽니다.

 

  • 아시아 및 한국 중심의 연구 가치를 강조

한국과 아시아의 연구 데이터가 글로벌 의료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음을 적극 홍보해야 합니다.

 

  • 한국 기반의 국제적 의학 저널 활성화

한국도 글로벌 영향력이 있는 의학 저널을 발전시켜야 합니다.

 

현재는 대부분의 연구자들이 서구 저널에 의존하지만, 한국이 강점을 가진 분야(예: 줄기세포 연구, AI 의료기술 등)를 기반으로 저널을 키울 수 있습니다.

 

마무리: 우리는 공정한 연구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연구의 공정성이 곧 우리의 건강과 생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앞으로 한국 연구자들의 논문이 더 공정한 환경에서 평가받을 수 있기를 기대하며, 국제 의학 저널들도 DEI를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할 것입니다.

 

출처: A review of diversity, equity, and inclusion (DEI) efforts by medical oncology journa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