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 의료

"항생제 내성의 위기: 조심해야 하는 항생제는?"

bempedoic 2025. 3. 3. 16:59

항생제, 더 이상 만능이 아닌 이유

항생제는 현대 의학의 혁신으로 평가받으며 수많은 생명을 구해왔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약물의 효과가 점차 약화되고 있다. 그 원인은 바로 세균이 항생제에 내성을 획득하는 현상, 즉 항생제 내성(AMR, Antimicrobial Resistance) 때문이다. 2022년 세계적인 의학 저널 The Lancet에 게재된 논문 "Global Burden of Bacterial Antimicrobial Resistance in 2019: A Systematic Analysis"는 이 문제의 심각성을 전 세계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제시한다. 본 글에서는 이 논문의 내용을 바탕으로 항생제 내성이 무엇인지, 왜 위험한지, 그리고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를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고자 한다.

"항생제 내성의 위기: 현대 의학이 직면한 새로운 도전"
전 세계 204개 국가를 대상으로 4억 7천만 개 이상의 개별 기록을 분석했다는 점이 연구의 신뢰성을 높인다.

 

항생제 내성의 실체와 그 위험성

항생제 내성이란 세균이 항생제에 저항하는 능력을 갖추게 되어 기존 약물이 더 이상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 논문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동안 항생제 내성으로 인해 127만 명이 사망했으며, 이는 HIV나 말라리아와 비슷한 수준의 사망 규모를 나타낸다(출처: The Lancet, Vol 399, 2022, p. 629). 이는 단순히 숫자에 그치지 않는다. 하찮게 여겨지는 감염, 예를 들어 폐렴이나 요로감염조차 치료가 어려워지면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는 23종의 세균과 88가지 약물 조합을 조사했으며, 그중 6대 주요 세균(대장균(Escherichia coli),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 폐렴간균(Klebsiella pneumoniae), 폐렴구균(Streptococcus pneumoniae),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Acinetobacter baumannii), 녹농균(Pseudomonas aeruginosa)이 항생제 내성 사망의 약 73%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감염이 점차 치료 불가능한 수준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지역별 차이와 주요 문제 약물

이 연구는 204개 국가와 지역을 대상으로 분석을 수행했으며, 지역별로 항생제 내성의 부담이 크게 다름을 확인했다. 특히 서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는 인구 10만 명당 27.3명의 사망률을 기록하며 가장 높은 위험 지역으로 나타났고, 반면 오스트랄라시아(호주 및 뉴질랜드 지역)는 10만 명당 6.5명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러한 차이는 저소득 국가에서의 의료 환경 열악함과 항생제 오남용에서 기인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약물 조합으로는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이 10만 명 이상의 사망을 유발했으며, 3세대 세팔로스포린 내성 대장균과 카바페넴 내성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가 각각 5만~10만 명의 사망을 초래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는 병원에서 흔히 사용되는 강력한 항생제가 더 이상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항생제 내성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의 역할

항생제 내성의 확산을 막기 위해 어떤 조치가 필요할까? 논문은 몇 가지 주요 방안을 제안한다. 첫째, 감염 예방 및 통제가 핵심이다. 손 위생을 철저히 하고 백신 접종을 통해 감염 자체를 줄이는 것이 내성 세균의 출현을 억제할 수 있다. 둘째, 항생제 사용의 적절성을 높여야 한다. 의사의 처방 없이 항생제를 사용하는 관행은 중단되어야 하며, 불필요한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셋째, 새로운 항생제와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가 시급하며, 이는 과학자와 정책 결정자의 협력이 필요하다.

 

항생제 내성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현실이다. 일상에서 항생제를 사용할 때 한 번 더 신중히 생각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작은 실천이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으며, 이는 우리의 건강과 미래를 지키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국내에서 흔히 사용되며 주의가 필요한 항생제

한국은 OECD 국가 중 항생제 사용량이 높은 편으로, 특히 병원과 일상에서 자주 처방되는 항생제에서 내성 문제가 두드러진다. 아래는 한국인에게 익숙할 가능성이 높은 항생제와 주의사항이다.

 

페니실린계 (예: 아목시실린, 암피실린)

  • 특징: 감기, 중이염, 피부 감염 등에 흔히 처방된다. 아목시실린은 특히 가정에서 자주 접하는 약물이다.
  • 주의 이유: 한국에서 페니실린 내성 폐렴구균(Streptococcus pneumoniae)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논문에서도 이 병원체가 주요 내성 세균으로 꼽혔다(p. 629). 불필요한 사용은 내성률을 높일 수 있다.
  • 주의사항: 감기 등 바이러스성 질환에는 효과가 없으므로, 의사 확인 없이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세팔로스포린계 (예: 세프트리악손, 세프포독심)

  • 특징: 3세대 세팔로스포린은 폐렴, 요로감염 치료에 자주 사용된다. 한국 병원에서 광범위하게 처방된다.
  • 주의 이유: 논문에 따르면 3세대 세팔로스포린 내성 대장균(Escherichia coli)과 폐렴간균(Klebsiella pneumoniae)이 5만~10만 사망을 유발했다(p. 629). 한국에서도 이 내성률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 주의사항: 처방받은 복용 기간을 철저히 지키고, 중단하거나 남은 약을 재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퀴놀론계 (예: 시프로플록사신, 레보플록사신)

  • 특징: 요로감염, 장염, 호흡기 감염에 사용되며, 강력한 효과로 인기 있다.
  • 주의 이유: 논문에서 플루오로퀴놀론 내성 대장균이 주요 문제로 지적되었다(p. 629). 한국은 퀴놀론 처방이 많아 내성 위험이 크다.
  • 주의사항: 부작용(근육통, 힘줄 손상 등)이 있을 수 있으니, 꼭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하고 처방 없이 구입하지 말아야 한다.

매크로라이드계 (예: 아지트로마이신, 에리스로마이신)

  • 특징: 호흡기 감염, 특히 폐렴 치료에 자주 처방된다. 복용 횟수가 적어 편리하다.
  • 주의 이유: 내성 폐렴구균과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의 과다 처방이 문제로 지적된다.
  • 주의사항: 증상이 좋아졌다고 임의로 중단하면 내성균이 생길 수 있으니 끝까지 복용해야 한다.